군산에서의 점심식사
군산CC에서 이틀째의 라운딩을 마치고 점심식사를 위하여 들렀던 곳이 군산CC옆 하제방파제 쪽에 있는 고향횟집이라는 곳.
전날 저녁은 시내 나운동 모식당에서 화장지 조각처럼 말라 비틀어진 도미회를 먹고 크게 실망했었는데, 동행했던 친구들 중 하나가 수년 전에 가 보았던 아주 괜찮은 집이 군산 CC 근처에 있다고 해서 들르게 되었다.
그런데 이 집 한마디로 말해서 정말 괜찮다.
회가 나오기 전에 차려지는 기본 반찬(스끼다시)들이 어제 그 집과는 비할 바가 아니다. 엊저녁 그 집의 기본반찬은 마요네즈에 구운 옥수수, 그라탕 같은 싸구려들이었지만, 이 집은 거의 모든 기본 반찬들이 해물인데 전복, 낙지, 문어, 꼴뚜기, 해삼, 멍게… 기억이 잘 나지 않지만 그 외 십여가지 이상의 각종 해물들 모두 맛이 있었다.
그 중 가장 맛있게 먹은 것이 부안생합. 이 집에서는 생합을 구어서 내어 놓지 않고 쪄서 내어놓는데 입안에 넣을 때 야들 야들한 맛과 입 속에서 씹을 때 너무 강하지 않게 적당히 바다 내음이 섞인 맛이 정말 일품이다.
사실 가끔 수산시장에서 생합을 사다가 집에서 구워먹은 적이 여러 번 있지만 그 때와는 아예 맛의 차원이 다르다.
주 메뉴인 껍질과 함께 두툼하게 썰어서 내온 농어회도 싱싱한데다가, 또 잘 손질한 껍질과 함께 씹는 회맛 또한 일품이다(맛 표현이 서툴러 “강남의 일인당 10만원 수준인 고급 일식집에 비해서도 전혀 손색 없음을 보증합니다”라고 하면 이해에 도움이 될 수 있을 듯).
이 집을 들르지 않았더라면 어제 저녁을 먹었던 시내 식당으로 인해 군산 음식에 대한 편견을 가지게 되었을 텐데, 고향횟집에서의 식사는 이러한 잠시 동안의 편견을 단번에 씻어버리기에 결코 모자람이 없었다.
이렇게 써놓고 보니 무슨 맛 기행을 쓴 것 같긴 하지만 그래도 군산CC 라운딩 후 들렀던 고향횟집은 군산CC 정읍코스 파7 홀 이상으로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여러분들도 기회 있으시면 한 번 들러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