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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아톤

알파마요 2005. 3. 29. 16:15

며칠 전한가한 오후 컴퓨터 앞에서 앉아 이리 저리 블로그를 돌아다니고 있는데 핸펀에 문자 하나가 날아들었다. 내용인 즉 중앙일보 서울마라톤 접수가시작되었으니 참가 신청하라는 메시지다. 중앙일보 서울마라톤은 11월에 열리는데 작년에 한번 참가했던 대회다. 풀코스와 10Km코스가 있는데.... 나? 난 물론 10Km에 참가했었다.사실 작년에처음 달리기를 시작하기 전만 하더라도난 내 자신이 그런 운동과는 아주 거리가 먼 사람으로 알고 있었다.

작년 봄 집사람과 함께 한강둔치에 산책을 나갔었다. 날씨가 따뜻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한강 둔치에 나와 오랜만의 여유롭고 따스한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그리고 또 한편에는 한강을 따라 만들어 놓은 자전거길에서 많은사람들이 인라인이나 사이클링, 달리기를 하고 있었다. 그걸 바라보고 있노라니 갑자기 나도 한 번 뛰어보고 싶다는 충동이 일었고 그래서 울 집사람에게청담대교부터 성수대교까지 뛰어 가자고 하고는 집사람 대답은 듣는 둥 마는 둥 달리기 시작했는데 이게 장난이 아니었다. 성수대교까지 뛰어 가기는 했는데호흡이 너무 가쁘고 다리가 아파서중간에두번이나 쉬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청담대교에서 성수대교는 불과 3 Km 정도 밖에 안되는 거리였는데... 그런데 울 집사람은 쉬지않고 달려 나보다 훨씬 앞서 달려 성수대교에 이미 도착했고 나는 울 집사람보다 한참 늦게 헐떡 거리며 간신히 도착하고 나니이거 남자 체면이 영 말이 아니었다. 이것이 내가 달리기를 시작한 계기가 된다.

그 후로는 일주일에 두세번씩 처음에는 아주 천천히 4 Km 정도 뛰는 것을 시작으로 점차 거리도 늘리고속도를높였더니 한 3개월 정도 지나니까 한시간에 10 Km정도 달릴 수 있게 되었고 그 때서야 비로서 다소나마 자신감이 생겨 중앙일보 서울마라톤 10 Km 코스에 출전 신청을 하게 된 것이다.

그런데 달리기 시작하고처음에는 잘 몰랐었는데 한 3개월이나 지났을까 애들과 같이 목욕탕엘 갔었는데 체중을 달아보니(평소에는 집에서 샤워만 하기 때문에 잘 느끼지 못했는데)그동안 6Kg 정도 빠져 있었고 또 보기 싫게 나와있던 똥배가 쑥 들어가 버리면서허리 둘레도2인치 정도 줄어 있었다.게다가 종신보험 들기 위해서 신체검사를 받았었는데 그동안 10년 이상 직장에서 신체검사할 때 마나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어 왔던고지혈, GPT초과,GOT초과, 콜레스테롤 초과... 등등 순환기 쪽의 안 좋던 수치들이 모두 정상으로 돌아온 것이 아닌가?

사실 난 원래 살이 많은 편이 아닌데 거기서6 Kg 씩이나 빠지고 나니 너무 말라보이는 것 같은 생각이 들어 그 후로는 운동량을줄여 한주에 1~2회 정도만 뛰다가 11월에 중앙일보 서울마라톤 10 Km 코스에 나갔던 것이다. 그때 기록은 57분 17초... 잘 뛴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내 나이 집단에서는 중상위 정도의 기록은 되었던것 같다.

대회 이후에 날씨도 추워지고 해서 겨울 내내 뛰지 못했더니 요즘은 몸이 다소 무거워진 것이 느껴진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으니다시 시작해야지 하고 마음을 다잡아 본다.

건강을 위해서.

(올려놓은 사진은 작년 대회때 출발선에서 찍은 것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