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사람이 건강에 문제가 생겨 얼마 전부터 집을 비우면서 요즘은 집안일이 통째로 내게 떨어졌다. 애들 깨워서 학교 보내는 것부터 밥짓기, 장보기, 집안 청소에 빨래 등등 ㅠ

그 중 제일 어려운 것이 식사준비.

밑반찬은 친지들과 이웃들 덕분에 큰 문제는 없는데 늦게 집에 오는 애들한테 푸짐한 저녁상은 차려주지는 못해도 애들이 좋아하는 찌개 한가지는 제대로 끓여줘야 하는데 이게 쉬운 일이 아니다.

나름대로 멸치국물 내서 된장, 고추장 풀고 감자, 호박, 버섯, 양파, 두부 넣어서 끓여봤지만 영 맛이 나질 않는다.

그러던 중에 장보러 갔다가 우연히 눈에 띈 것이 찌개양념.

된장찌개, 순두부찌개, 동태찌개 등등 여러 가지 찌개양념들을 팔고 있다.

맛이 어떨지 미심쩍긴 했지만 시험 삼아 된장찌개 양념을 사와서 양파, 감자, 호박, 두부 넣고 끓여줬는데 애들 반응이 가히 폭발적이다.

죽여준다느니, 환상적이라느니, 아빠 혹시 취사병 출신 아니냐느니

하긴 내가 먹어봐도 맛은 괜찮은 것 같다.

이 상황에서 난 애들한테 찌개양념 얘기는 입도 뻥긋하지 않았다. ㅋㅋ

그런데 문제는 애들이 이모들에게 아빠가 끓여주는 찌개의 맛을 자랑한 게 발단이 되어 엊그제 가족모임에선 처제들이 나에게 찌개 맛을 내는 비결을 물어보기까지 한다. ㅎㅎ

물론 나는 찌개양념에 대해선 말해주지 않는다.

어차피 집사람 퇴원해서 집에 오면 다 탄로나겠지만 그래도 그때까지는 비밀로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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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파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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