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추석 휴무 없이 근무했기 때문에 그 다음날인 4일 일요일에는 모처럼 현장 전체 휴무를 실시했고 또 각 팀별로 워크샵 명목으로 경비와 차량도 지원받아 좀 먼 곳인 딜리잔(Dilijan)에 다녀 올 수 있었습니다.

딜리잔은 그 동안 보여드린 아르메니아의 황량한 풍경과는 달리 산과 숲과 물이 어우러져 자연 풍광이 좋기 때문에 아르메니아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 중의 하나입니다.

지난 8월에 다녀온 세반호수를 지나 오르막 산길을 달려 삼십 여분을 더 가니 길다란 터널이 하나 나옵니다. 우리를 태운 차가 깜깜한 터널을 통과하니 이제까지 달려오며 보았던 아르메니아의 황량한 풍경과는 전혀 다른 푸른 숲이 우거진 멋진 경관이 펼쳐집니다.

나무가 울창한 숲과 꼬불 꼬불한 고개길마치 우리나라의 대관령과 같은 풍경입니다. 고개마루에 잠시 차를 세워 물도 마시고 또 대관령(?)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찍어 우리님들께 인사드립니다.

딜리잔 어귀에 다다르니 길 옆으로 돼지를 몰고 가네요. 그리고 바로 앞에는 차도 한복판으로 소도 몰고 갑니다.

그 동안 기회가 없어 소개해 드리지는 못했지만 이곳 아르메니아는 육식을 많이 하기 때문에 도시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넓은 초지에서 풀을 뜯는 소나 양떼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저희 현장도 예레반 외곽에 있는데 발전소 옆 넓은 초지에 목동들이 자주 소나 양을 몰고 와 풀을 뜯게 합니다. 목동들은 가끔씩 당나귀를 타고 나타나기도 하는데 별로 크지도 않은 당나귀가 제 몸집만큼이나 덩치 큰 목동들을 태우고 다니는 것을 보면 한편 우스꽝스럽기도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불쌍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마치 우리나라 강원도와 같은 딜리잔의 풍경을 바라보며 좀 더 차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우리가 찾은 곳은 계곡 아래쪽에 20여 채의 방갈로 스타일 식당을 운영하는 곳입니다. 우리 식으로 보면 양평, 청평 등지의 농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농원 안은 나름대로 깨끗하게 잘 꾸며 놓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숲의 신선한 공기와 비록 맑고 깨끗하진 않지만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있어 너무 좋습니다~

물에는 오리도 있습니다. 오리 아니면거위? 백조?

함께 간 우리팀원들과 점심식사를 했는데 말이 잘 통하지 않아 주문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행히 이곳을 찾은 관광객이 통역을 해주어서 그런대로 먹을만한 음식을 주문했습니다.

그런데 이 식당 메뉴 중에 닭백숙이 있네요. 가져온 것을 먹으려고 하는데 냉장고에 넣어두었었는지 차가워서 영 제 맛이 나지 않습니다. 할 수 없이 주방으로 다시 들고 가 손짓 발짓으로 뜨겁게 끓여달라고 해서 다시 먹어보니 그런대로 닭백숙 맛이 나며 먹을 만합니다 ㅎㅎ 그래서 다리 하나 뜯고~~

식사를 마치고 찾은 곳은 인근의 산 속 깊이 위치한 하가르친(Haghartsin) 성당입니다. 이곳에 오기 전 아르메니아 직원들이 볼만한 곳이라고 추천해서 찾았는데 아쉽게도 지금은 전면적인 보수공사 중입니다.

오래된 성당답게 주변에는 카치카르나 기도 하기 위하여 만든 듯한 석실 등 아주 오래된 듯한 유물들이 많이 눈에 띕니다.

석실 안을 들여다 보니 성모마리아와 아기 예수 그림 밑에 이곳을 찾았던 사람들이 가져다 놓은 꽃과 기도하는 모습을 담은 액자들이 있습니다.

하가르친(Haghartsin) 성당 구경을 마치고 주변의 숲과 뒤편 높은 산을 배경으로 사진 한 장 더 찍은 후 오늘의 일정을 마무리 합니다.

그럼 다음 소식 드릴 때까지 행토방 우리님들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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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파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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