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 18일 아라가츠산과 암베르드를 다녀온 후 업무에 치어 지내다 엊그제 일요일에 모처럼 시간을 내어 지난번에 갔었던 아르메니아에서 아라랏산을 가장 가까이서 볼 수 있다는 코르비랍과 좀 더 아래쪽에 위치한 노라방크(Noravank)를 다녀오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 숙소를 출발하여 40분 정도를 달려 코르비랍 어귀에 도착했는데 오늘도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날씨가 도와주지 않습니다. 지난번에는 구름이 잔뜩 낀 흐린 날씨였는데 이번에는 안개가 잔뜩 끼어 그저 희미하게 보일 뿐입니다. 물론 안개가 걷히면 날씨가 맑아지겠지만 두어 시간을 할일 없이 안개가 걷히기만을 기다릴 수 없어 노라방크를 먼저 가고 돌아오는 길에 코르비랍에 들르기로 하였습니다.

노라방크로 가기 위하여 다시 차를 달립니다. 현지인 기사 얘기로는 코르비랍에서 노라방크까지 한시간 정도 걸린다고 하네요.

노라방크로 가면서 달리는 차 안에서 찍은 사진입니다. 그저 황량하기만 산자락에 듬성듬성 집들이 몇 채씩 있습니다. 겨울에 소나 양에게 먹일 건초더미도 보입니다.

노라방크로 가는 길목에 아레니라는 동네가 있습니다. 이곳은 아르메니아에서는 제법 유명한 아레니 와이너리가 있는 곳입니다. 동네 어귀에 칠면조를 놓아 기르고 있네요. 아르메니아도 크리스마스에 칠면조를 먹는다는데 아마도 구이로 변신한 이 칠면조들을 얼마 후 크리스마스(참고로 아르메니아에서는 크리스마스가 1 6일입니다)가 되면 식탁에서 만나게 될 것 같습니다.

또 와인으로 유명한 지역답게 이곳 집에서 담근 포도주를 동네 어귀에 내다 놓고 팔고 있습니다.

이곳이 아레니 와이너리입니다.

겉모습도 좀 별로이긴 하지만 안에 들어가 생산시설을 보니 겉모습과 별반 다를 게 없습니다. 이미 와인제조는 끝난 시기여서 생산시설은 가동이 되고 있지 않습니다.

우리 일행은 와인저장소를 보기를 원했지만 와인 팔기에만 급급해서인지 와인 시음하는 방으로 우리를 안내합니다. 그 동안 이곳에서 지내면서 아레니 와인을 마실 기회가 자주 있어서 이 와인이 깊은 맛이 있는 와인은 아니라는 것을 진작에 알고 있기 때문에 사실 와인에는 큰 흥미는 없었습니다. 그런데 석류와 체리로 만든 와인이 눈에 띄네요. 시음용 잔에 따라주는 석류와인과 체리와인을 마셔보니 달짝지근하지만 나름대로 독특한 맛이 있습니다. 저도 싼 맛에 혹해서 일행들과 어울려 몇 병 샀습니다.

와이너리에서 나와 다시 노라방크로 향합니다. 아레니에서 노라방크까지는 길게 협곡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협곡 사이로 난 꼬불꼬불한 길을 달려 산속으로 산 속으로 달리니 저기 위쪽에 드디어 노라방크가 보입니다.

노라방크의 정문입니다. 뒤편은 그야말로 풀 한 포기 없는 거친 암벽으로 둘러 쌓여 있습니다. 아르메니아에서 오래된 교회유적을 가 볼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왜 이렇게 황량하고 깊은 산중에 교회를 지었을까 하는 의문이 다시 생겨납니다.

이곳에 세 개의 교회가 지어졌는데 가장 먼저 4~5세기경 지어진 세인트 카라펫 교회는 지금은 벽만 일부 남아있습니다. 지금 남아있는 것은 세인트 아스트바찻친 교회와 세인트 스테파노스 교회입니다.

▼ 세인트 아스트바찻친(Mother of God) 교회

지난번 암베르드에서도 세인트 아스트바찻친 교회를 본 기억이 나서 우리 사무실 비서 아가씨에게 물어보니 세인트 아스트바찻친이 고유명사가 아닌 聖母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이곳 저곳에 같은 이름의 교회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곳 세인트 아스트바찻친 교회는 모믹(Momik)이라는 당시 유명했던 건축가에 의하여 지어졌다고 하는데 그 모믹의 무덤이 바로 이 교회 안에 있습니다.

교회의 벽에 장식된 조각과 멋진 종탑 그리고 노라방크안에 있는 많은 카치카르(돌 십자가 조각)들도 모믹의 작품이라 하며 특히 카치카르는 아르메니아 카치카르들 중에서 가장 뛰어난 걸작으로 여겨지고 있다고 하니 모믹이 얼마나 뛰어난 조각가이자 건축가였는지 미루어 알 수 있습니다.

아래 사진은 이 교회의 내부 모습입니다. 예수님을 안고 있는 성모마리아의 모습에서 이 교회의 이름이 왜 세인트 아스트바찻친인지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세인트 스테파노스 교회

세인트 스테파노스 교회가 언제 처음 지어졌는지는 나와 있지는 않지만 1321년에 아마도 모믹에 의하여 다시 지어졌을 것이라는 설명과 현재의 돔은 1948년에서 1449년에 걸쳐 보수되어 지금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안내판에 쓰여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노라방크에 대한 전설 하나를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옛날 이 노라방크에 예수님이 달린 피 묻은 십자가의 한 조각이 있었는데 어떤 사람이 이 것을 찾아내어 죽은 아이를 살렸다라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습니다~

노라방크 구경을 마치면서 세인트 아스트바찻친 교회 이층에 올라 찍은 사진으로 인사 드립니다. 우리님들~ 다시 뵐 때까지 건강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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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알파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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